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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유기견 별이의 눈물로 외박한 사연


며칠전 일입니다.
외출를 하고 오후 늦게 집으로 들어 오니
왠지 뭔가가 빠진 듯한 허전함이 있어 집안을 둘러 보니
다른식구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늘 반겨 주는 별이란 놈이 인기척이 없습니다.
순간적으로 난
오호라~이늠이 얌전히 나를 기다리는구나, 하고 평소완 다르네, 하고..
사실 평소엔 반갑다고 아주 분답습니다.
 
그리곤 나두 모르는척 하고 옷을 갈아 입고 부억에 들어가 일을 하는데도
그래도 인기척이 없어 하도 이상하여 가만히 별이집으로가 보니 별이는 보이지 않고
난 순간 아하~ 오늘 별이 털 깍기려고 동물병원 간다 했지 하고 ..

울 딸이 아침에 나가면서 데리고 나가 동물 병원에 맡기고 나중 데려 올 모양이였다.
이늠도 있을 땐 졸졸 따라 다녀 귀찮을 때도 있드만
이젠 없으니 어찌 집안이 조용한게 아주 딴 세상입니다.

얼마나 시간이지나 저녁 7시쯤 딸이 들어오길레

"야 별이는 왜 안 데리고 오냐" 하니
"그곳 동물병원에서 미용을 마치면 전화를 준다했는데 연락이 없네~"
"그냥 데리러 가야겠다" 하고 나갑니다.
 
그리고 한참만에 들어왔는데 딸이 사색이되어 울상으로

"엄마 별이 큰일났다"
"왜 뭔 일인데!!?.."
"동물병원 문 닫아 버렸다 우짜노"..
순간 식구들 모두가 깜짝 놀랍니다.

왜냐하면 울 별이 유기견이라 한번 버려진 경험에 또 다시 저를 버렸다고 생각할까 싶어
우린 걱정이 된거지요..


미용 시켜고 어두운 낯선 곳에 두었으니 얼마나 황당하겠어요.
식구 모두 어쩌나 하고 발을 동동 거렸지만
전화번호도 모르고 자주 가는 곳도 아닌 두번 간 곳이라 연락도 모르고 정말 난처하였지요.
다른 사람이 볼때는 유기견 강쥐 한 마리때문에 왠 호들갑이냐 하겠지만
버려진 기억을 다시 되살리는게 아닌가 하고 안타까운거지요..
버려졌을 때도 미용 시켜 버려져 있었으니..
사람이나 짐승이나 한번 버려지면 그 상처가 아물려면 한참 오래간다는데
말를 못하는 강쥐일지라도 맘은 같으리라 봅니다.
우리 별이는 어찌나 영리한지 기분을 다 알아채고 눈치도 얼마나 빠른지요..
말만 못하지 사람이나 같습니다.


오늘밤은 틀림없이 별이는 낑낑거리며 울고불고 우릴 원망하겠지요.
또 버림 받았나 싶어..
우리도 온 식구들이 침통한 분위기에 하루밤이 지났습니다.
울 서익이에게는 동생이나 같은 아주 없으면 안되는 그런 사이이니..
다음날 아침 딸이 서익이를 학교 보내자 마자 동물병원으로 달려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별이가 눈가엔 다크서클이 완연합니다.
얼마나 울었던지 틀림없이 미용과 목욕으로 아주 깔끔할건데
눈가엔 눈물이 메말라 있고..


 
동물병원 실수로 울 딸의 전화 번호를 잘못 적어 연락이 투절된거랍니다.
별이는 유기견이라 또다시 저를 버린 줄 알까 봐 더 걱정 했다고 하니 ..
애견 미용사아가씨가 별이가 그럴 수도 있겠다며 미안하다 하더랍니다.


별이는 딸의 팔에 안겨 1시간을 반갑다고 난리법석을 떨어 겨우 진정시켜 데려왔다네요..
집에 오자 모두에게 한번씩 인사하고는 그냥 딸의 뒷꽁무니만 졸졸 따라 다닙니다.
저를 구조해 준 장본이라는 걸 압니다.

그후로 우리별이 조금 변했습니다.
늘 서익이에게 같은 서열로 착각하고 왕왕 달려 들며 앙탈을 부렸는데
어쩐지 서익이에게도 잘합니다..ㅋㅋ
 
자쓱 아주 혼이 난 모양입니다.


여기에 오신 이웃님들 모두 행복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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